1887년 미국 남부 오클라호마주 프라하에서 인디언 혼혈부모 밑에서 태어난 소프는 16세에 부모 모두를 잃어 고아가 되는 어려운 환경에 놓였지만 운동에서만큼은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육상뿐 아니라 야구, 미식축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만능선수였던 그가 진가를 발휘한 것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 때였다. 그는 5종경기와 10종경기에서 모두 우승, 2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올림픽 이전 경기당 25달러를 받고 야구경기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아마추어리즘’을 내세웠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그는 110년이 지난 지난 15일 IOC로부터 올림픽 2관왕으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IOC가 소프의 금메달을 박탈하는 등 유독 강경한 조처를 한 것은 소프가 미국 원주민 혈통이라는 사실과도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있었다.
1999년 AP통신 선정 ‘20세기 가장 위대한 선수 3인’에 야구 베이브 루스, 농구 마이클 조던에 이어 그가 3위로 뽑힌 것은 10종경기와 5종경기에서 워낙 탁월한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전통적으로 10종경기에서 우승한 선수에게는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라는 칭호가 붙는다. 이는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5세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소프가 10종경기에서 우승한 후 “당신은 세계최고의 운동선수입니다(Sir, you are the world's greatest athlete)”라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10종경기는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종목이다. 2일 동안 100m·멀리뛰기·포환던지기·높이뛰기·400m, 110m 장애물경기·원반던지기·장대높이뛰기·창던지기·1,500m의 순서로 경기를 갖고 각 종목 성적을 채점표에 의해 점수로 환산, 합계점이 많은 선수로 순위를 가린다. 채점표는 세계육상경기연맹이 각 종목의 세계기록이나 기록 한계 등을 기준으로 정한다.
10종경기의 영어 명칭은 ‘Decathlon’이다. 이 말은 그리스어로 숫자 10을 뜻하는 ‘Deca’와 경기를 뜻하는 ‘thlon’이 합성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영어 번역어로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한자어로 ‘십종경기(十種競技)로 표기했다가 해방이후 ’십종‘을 숫자로 써서 ’10종경기‘라고 바꿔 썼다.
10종경기는 고대 그리스 올림픽에서 열린 고대 5종경기에서 발전한 종목이다. 기원전 708년 올림피아에서 멀리뛰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씨름, 단거리, 레슬링 등 5개 종목이 처음 열렸다. 이후 이 종목은 고대올림픽에서 매우 인기있는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은 올림픽 10종 경기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이다.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짐 소프뿐 아니라 1948년 런던올림픽과 1952년 헬싱키올림픽 챔피언 밥 마티아스와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애슈턴 이튼을 배출했다. 올림픽 역사상 10종 경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1980년 모스크마 올림픽과 1984년 LA올림픽 챔피언 영국의 데일리 톰슨 뿐이다. 현재 10종경기 세계기록 보유자는 프랑스의 케빈 메이어로 프랑스에서 열린 2018 10종경기대회에서 총 9,126점을 득점했다 .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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