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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30] 왜 ‘Shot Put'을 ’포환던지기‘라고 말할까

2022-06-24 13:46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육상 여자 포환던지기 결승전에 출전한 중국 가오 양이 포환을 던지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육상 여자 포환던지기 결승전에 출전한 중국 가오 양이 포환을 던지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어 ‘Shot Put’은 우리말로 포환 던지기라고 말한다. 이 종목은 포환을 멀리 던지는 능력을 겨루는 투척종목의 하나이다. (본 코너 729회 ‘ 왜 영어 ‘Throwing events’를 ‘투척종목(投擲種目)’이라 말할까‘ 참조) 투척 종목 가운데 포환을 제외하고 원반(Discus), 해머(Hammer), 창(Javelin) 세 종목은 'Put'를 쓰지 않고 'Throwing'로 표기한다. 포환던지기에 'Put'을 쓴 것은 아마도 'Put'이 던진다는 의미보다는 놓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포환은 무게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던진다는 것보다는 놓는다는 느낌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탄환이나 포환을 의미하는 명사 ‘Shot’과 놓는다는 의미인 과거분사 ’Put’을 합친 ‘Shot Put’은 예전 한자어로 ‘투포환(投砲丸)’이라고 표기했다. ‘던질 투(投)’와 대포의 탄환을 뜻하는 ‘포환(砲丸)’을 합해 적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영어 원어를 잘못 번역한 것이 아닐까 싶다. 정확한 번역은 영어 원어가 포환을 놓았다는 의미이므로 ‘포환투(砲丸投)’가 맞는 표현으로 생각된다.

일본에선 오래전부터 육상 공식 용어로 ‘포환투’라고 적었다. 우리나라 언론도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포환투라고 표기했다. 조선일보 1921년 4월18일자 ‘극동(極東)『올림픽』파견(派遣) 선수예선대회(選手豫選大會)’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젼일본경기위원회(전(全) 본경기위원회(本競技委員會)) 조션톄육협회(조선체육협회(朝鮮體育協會))쥬최로 뎨오회극동『올림픽』대회에 과견할 선슈 뎨일차예션 륙샹경기대회는 임의 보도한바와 갓치 시내 훈련원(훈련원(訓練院))운동장에셔 성대한 규모로 거행되야 임의 작뎡한 순셔대로 백야드경쥬 팔백팔십야드경주 십(十)마일경쥬 고도(고도(高跳))쥬건도주건도(走巾跳)』원반두『원반투(圓盤投)』이백이십야드경쥬 사백사십야드경쥬 포환투『포환투(砲丸投)』반마일경쥬등의 여러가지경기는실로조션에셔처음가는 대운동회로 널고 널은운동장에 모혀들은 군즁은 무려 오륙만명에 달하야 인산인해를 일우엇스며 슈백명의참□원은 원긔왕셩하게 각々마ㅅ흔경기를한바 이번예선경기 일수로피선된 우등들은래일지샹 발표하겟더라’고 전했다.

1920년대 중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포환투과 투포환 이름을 번갈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동아일보 1925년 1925년 5월1일자 ‘올림픽 성적(成績)’기사는 ‘投砲丸 決勝’이라고 보도했다. 1930년대 이후 신문에선 포환투 대신 투포환이라고 적었다.

우리나라 언론은 해방이후에도 투포환이라는 명칭을 계속 썼다. 1970년대 ‘아시아의 마녀’로 불리던 백옥자가 1970년 방콕아시안게임과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잇달아 우승을 차지할 때도 투포환이라는 명칭으로 보도했다. 포환던지기라는 말은 1960년대부터 투포환이라는 말과 함께 사용했으며 2000년대 이후는 투포환이라는 말 대신 포환던지기라는 말만을 썼다. 이처럼 바뀐 것은 우리말로 순화한 결과로 보인다. 대한육상연맹은 현재 공식적인 종목 명칭을 포환던지기라고 표기하며 각종 대회 등에서 이를 적용하고 있다.

포환던지기 발상지는 스코틀랜드로 알려져 있다. 고대 켈트족 놀이인 돌 던지기와 같은 전통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고대 그리스 서사시인 호머의 시에도 접시 던지기와 같은 놀이가 소개됐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올림픽에서 포환던지기는 남자경기는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부터 채택됐으며, 여자경기는 1948년 런던올림픽부터 시작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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