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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64] 왜 트랙(Track)이라고 말할까

2022-04-04 06:28

 대한육상연맹의 공인심사를 통과해 국내 모든 육상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제1종 육상경기장' 자격을 취득한 고양종합운동장. 육상 트랙과 천연잔디 등이 설치돼 있다. [고양시 제공]
대한육상연맹의 공인심사를 통과해 국내 모든 육상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제1종 육상경기장' 자격을 취득한 고양종합운동장. 육상 트랙과 천연잔디 등이 설치돼 있다. [고양시 제공]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에선 육상 종목을 공식적인 영어로 ‘Athletic’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 등에선 육상을 ‘Track and Field’라고 부른다. (본 코너 661회, ‘왜 ‘육상(陸上)’이라 말할까‘ 참조) 미국인들이 영국식 명칭인 ’Athletic’보다 ‘Track and Field’를 선호하는 것은 단어속에 간결한 의미가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Track and Field’는 트랙과 필드에서 경기를 갖는 것을 뜻한다. 트랙은 경기에 사용되는 직선부분과 그것을 연결하는 2개의 곡선부분으로 이루어진 타원형 경기장을 말한다. 필드는 들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육상 경기에선 트랙 안쪽 경기장을 뜻한다. (본 코너 88회 ‘왜 ‘필드(Field)’라는 말을 쓸까‘ 참조)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따르면 트랙은 원래 고대 프랑스어로 동물발자국을 의미하는 ‘Trac’에서 유래된 말이다. 15세기 중반 영어로 넘어오면서 자취, 발자국이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1805년부터는 열차 선로를 의미하는 말이 됐다. 현재와 같은 육상 경기장의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04년부터라고 한다. Track와 같은 어원에서 출발한 영어 단어로는 ‘사운드트랙(soundtrack)’, ‘tracker(추적자)’, ‘trek(트레킹)’ 등이 있다.
한국에서 트랙이라는 말이 공식적으로 쓰인 것이 처음 확인된 것은 1925년 조선일보 기사 등에서였다. 1925년 3월16일자 조선일보 도쿄발 '육군 각 사단 대항경기회'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육군호산학교내(日本陸軍戶山學校內)에 신설중(新設中)인 사백미(四百米)『트락크』가 내사월중(來四月中)에 완성(完成)됨을다라 오월하순경(五月下旬頃)에는 재동경장교병사(在東京將校兵士)의 대경기회(大競技會)를열고 금추(今秋)에는 동일본(同日本)의 각사단대항육상경기(各師團對抗陸上竸技)를 행(行)하게하며 이러한후(後)에는 일반학생(一般學生)과 우열(優劣)을 다토울터이라한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 트랙은 주로 육상경기 용어로 쓰인다. 경마에서는 레이싱 코스, 사이클에서는 피스트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육상경기트랙의 국제표준규격은 타원형 400m이다. 트랙 재질은 육상 초창기 잔디, 신더(석탄재와 흙을 섞은 것), 앙투가(점토를 고온으로 처리한 것) 등이 쓰였다. 1960년대 후반부터 합성고무를 쓰고 있다.

국제육상연맹과 IOC는 이탈리아의 트랙전문 제조회사 몬도에서 만든 트랙을 공인, 올림픽 경기장으로 사용한다. 몬도트랙은 세계선수권에서 1995년 스웨덴 예테보리 대회부터 2005년 핀란드 헬싱키 대회까지 6회 연속 사용됐으며, 올림픽에서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제외하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주경기장 트랙으로 사용됐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몬도 트랙으로 경기를 가졌다. ‘총알탄 사나이’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몬도트랙에서 100m(9초69), 200m(19초30), 400m 계주(37초10)에서 잇달아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009년 12월부터 총 사업비 18억 원을 들여 2001년 우레탄 포장으로 설치했던 트랙을 국제육상연맹이 권장하는 몬도트랙으로 교체했다. 한국에 청색 트랙이 설치된 것은 대구스타디움이 처음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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