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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39] 태권도에서 왜 ‘찌르기’라고 말할까

2022-02-28 13:59

칼이나 뾰족한 막대기가 아닌 손끝으로 상대를 쉽게 제압하는 태권도 공격기술인 찌르기 동작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칼이나 뾰족한 막대기가 아닌 손끝으로 상대를 쉽게 제압하는 태권도 공격기술인 찌르기 동작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태권도는 본래 손과 발을 이용해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무도이다. 태권도라는 말 자체도 ‘밟은 태(跆), 주먹 권(拳), 길 도(道)’가 합성한 한자어로 용어에서도 이런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본 코너 557회 ‘‘태권도(跆拳道)’에서 ‘태권’은 어떻게 생긴 말일까‘ 참조) 하지만 태권도에서 때리는 것이 아닌 찌르는 동작도 있다. 칼이나 막대기가 아닌 손으로 찌르는 공격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태권도에서는 이를 찌르기라고 말한다.
찌르기는 원래 칼이나 뾰족한 물건으로 상대를 상대를 쉽게 제압하는 원시적인 방법이다. 과거 고대시대나 왕조국가에서 검투사들이 칼로 상대를 찌르는 공격방법으로 많이 활용했다.

태권도 찌르기는 손끝으로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기술이다. 뾰족하거나 날카로운 것으로 물체의 겉면이 뚫어지거나 쑥 들어가도록 세차게 들이밀다는 의미인 동사 ‘찌르다’와 동사 어간을 명사형으로 만드는 진성 어미 ‘~기’를 붙여 찌르기라는 명사형이 된 말이다. 찌르기는 순우리말로 로마자로는 ‘jjreugi’라고 표기하고 영어로 ‘thrusting’이라고 말한다.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에 따르면 찌르기는 손끝과 같이 면적이 좁은 부위를 이용해서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기술이다. 엄지를 손바닥에 말아 붙이고 네 손가락을 나란히 모아 쭉 펴되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 약손가락의 끝이 가지런하도록 안쪽으로 약간 구부리고 일직선으로 뻗어 상대의 급소나 목표를 찌른다. 주로 편손끝을 이용하며 상대방의 작거나 좁은 신체 부위를 가격하여 강한 충격을 주고자 할 때 쓰인다.

찌르기는 찌르는 손의 모양에 따라 세워찌르기, 엎어찌르기, 젖혀찌르기 등으로 구분된다. 세워찌르기는 손끝을 세워서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방법이다. 편손 끝을 세워서 명치를 찌를 경우 다섯 손가락을 모두 모으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눈이나 목젖과 같이 약하고 예민한 신체 부위에는 한손끝이나 두손끝만 사용해도 적은 힘으로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반면 명치나 늑골과 같이 단단한 뼈에 싸여 있는 급소는 세손끝을 이용하여 찌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엎어찌르기는 손끝을 엎어서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기술이다. 상대방의 인중이나 목 등을 가격할 때는 편손끝을 이용하며, 눈을 가격할 때는 가위손끝을 이용한다. 주먹으로는 지르기 어려운 작은 신체 부위를 공격할 때 주로 쓰인다. 편손끝을 엎어서 상대방의 인중이나 목을 찌를 경우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눈과 같이 약하고 피하기 쉬운 신체 부위는 강하게 공격하기보다는 가위손끝을 이용하여 빠르고 정확하게 가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공격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신체 부위에 따라 사용 부위는 달라질 수도 있다.

젖혀찌르기는 손끝을 젖혀서 목표물을 찌르는 방법이다. 주로 상대방의 아랫배를 가격할 때 쓰인다. 때에 따라서는 상대방의 낭심을 재빠르게 잡아채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편손끝을 젖혀서 상대방의 아랫배를 찌를 경우, 다섯 손가락을 모두 모으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방을 쯔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잡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낭심을 편손끝으로 찔러서 공격하기보다는 손으로 재빠르게 잡아채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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