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의 시원한 ‘어퍼컷’이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닌다. 윤 후보는 지난 15일 공식 선거일 첫날 부산 서면 거리유세서 선보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공식 선거 유세 때마다 선보이면서 자신의 상징으로 삼고 있다. 윤 후보는 주요 유세장마다 지지자들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를 자주 펼치며 무대 분위기를 띄운다. 윤 후보의 어퍼컷 세리머니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의 모습을 떠오르게 해 보는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이다.
그동안 역대 대선에서 후보자들이 윤 후보와 같이 과감한 몸동작을 쓰는 것을 볼 수 없었다. 팔을 흔드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비해 윤 후보가 마치 운동선수처럼 과감한 동작으로 주먹을 날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장면이다. 이러한 모습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야성을 불러 일으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퍼컷은 태권도 용어로 말하면 ‘지르기’이다. 주먹으로 목표물을 지르는 기술이 지르기이다. 지르기는 팔다리나 막대기 따위를 내뻗치어 대상물을 치는 동작인 동사 ‘지르다’의 명사형이다. 지르기는 순우리말 발음을 그대로 옮겨 로마자로 ‘jireugi’라고 표기하고 영어로 의역해 ‘punching’이라고 말한다.
지르기는 태권도에서 주먹과 관련한 용어들로 세부동작이 나뉘어진다. 금강지르기, 내려지르기, ‘ㄷ’자지르기, 당겨지르기, 돌려지르기, 뒤지르기, 세워지르기, 옆지르기, 젖혀지르기, 쳇다리지르기, 치지르기, 표적지르기 등이다.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에 따르면 원래 지르기는 사람이나 사물에 큰 충격을 주고자 주먹으로 목표물을 지르는 기술이다.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의 첫 마디 앞부분을 이용하여 인중, 명치, 샅 등의 급소를 수직으로 가격한다.
지르기는 공격 목표에 따라 주먹의 모양이 달라질 수 있다. 주로 바른주먹을 사용하지만, 관자놀이나 늑골 등을 가격할 때는 밤주먹이나 집게밤주먹을 사용한다. (본 코너 607회 ‘태권도서 왜 ‘밤주먹’이라 말할까‘ 참조) 또한 목을 가격할 경우에는 집게주먹이나 편주먹을 사용할 수도 있다. (본 코너 608회 ’태권도에서 왜 ‘집게주먹’이라 말할까‘, 606회 ’태권도에서 왜 편주먹이라고 말할까‘ 참조)
태권도의 지르기는 ‘어퍼컷’보다는 좀더 절도가 있어야 한다. 턱을 당기고 가슴을 바르게 해야 하며 두 무릎은 밖으로 벌려 무릎과 발은 앞을 향하여 일직선이 되어야 하며 구부린 무릎은 발끝과 일치해야한다. 하지만 두 팔목을 엇걸었다가 당기며 기합을 넣는다던지 아니면 두 주먹을 앞으로 뻗었다가 당기면서 기합을 넣는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하면 어퍼컷과 유사한 모습으로 할 수도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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