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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20] 태권도서 왜 ‘헤쳐막기’라고 말할까

2022-02-04 11:16

헤쳐막기 자세 [국기원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헤쳐막기 자세 [국기원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군대용어에 ‘헤쳐모여’라는 말이 있다. 기존의 진형을 허물고 새로운 편성을 만들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해체 후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국어사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군대에 갔다오지 않은 사람들도 무슨 의미인지를 대략적으로 안다. 헤쳐모여라는 말을 분석해보면 '사람이 모인 것을 제각기 흩어지게 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헤치다'의 활용형 '헤쳐'와 '여러 사람을 한곳에 오게 하거나 한 단체에 들게 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모으다'의 피동사 '모이다'의 활용형 '모여'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태권도에서 헤쳐모여와 비슷하게 짜여진 말이 있다. ‘헤쳐막기’이다. 방어기술 막기 동작의 하나인 헤쳐막기는 헤쳐와 막기가 결합한 말이다. 헤쳐는 헤쳐모여의 ‘헤쳐’와 같은 의미이며 ‘막기’는 상대의 공격을 막는다는 의미이다. (본 코너 615회 ‘태권도에서 왜 ‘막기’라고 말할까‘ 참조) 헤쳐막기는 군대용어 헤쳐모여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 태권도 용어 가운데는 태권도를 많이 장려했던 군대의 영향으로 생긴 것들이 많은데 헤쳐막기도 이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헤쳐막기는 순우리말 발음을 그대로 해 로마자로 ‘hechyeomakgi’라고 표기하고 영어로 흐트려서 막는다는 의미로 ‘scattered block’라고 번역한다. 헤쳐막기는 쉽게 말해 양팔을 서로 엇걸어 X자 형으로 방어하는 기술이다. 상대가 두 손으로 어깨와 가슴을 잡을 때, 안 팔목이나 바깥 팔목 또는 손날로 헤쳐 막는 동작을 말한다.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에 따르면 헤쳐막기는 두 팔목을 엇걸었다가 헤치며 막는 기술이다. 상대방이 양옆에서 동시에 공격해 올 때 두 팔목을 접었다가 헤치면서 상대방의 공격을 막는다. 두 팔목을 몸 안쪽에서 교차한 후, 몸 바깥쪽을 향해 바깥팔목이나 안팔목 등으로 동시에 헤쳐 막는 것이다.

헤쳐막기는 팔의 움직임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한다. 바깥팔목 헤쳐막기와 손날 헤쳐막기는 바깥팔목을 안에서 바깥쪽으로 돌리며 움직인다. 반면 안팔목 헤쳐막기와 손날등 헤쳐막기는 안팔목을 안에서 바깥쪽으로 돌리면 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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