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야구역사에 따르면 1900년부터 홈 플레이트를 오각형으로 바꿔 적용하기 시작했다. 투수들의 구질이 다양해지면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신중하게 하기 위한 조처였다. 오각형의 뾰족한 부분이 포수와 심판을 항하게 하여 공이 오는 궤적에 따라 스트라이크, 볼을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홈 플레이트를 정확하게 지나야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을 수 있고, 지나지 않으면 볼 판정 받는다.
그 이전에는 홈 플레이트 규정이 느슨했다. 아무 물건이나 갖다가 홈 플레이트로 삼았다. 대리석, 돌, 철판 등을 쓰기도 했고, 심지어는 유리까지 썼다고 한다. 하지만 부상의 위험성은 없었다. 당시 홈 플레이트로 슬라이딩을 하면서 득점을 올리는 상황은 거의 없었다. 마치 오늘날 크리켓처럼 경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포수들이 공을 받을 때 쓰는 글러브를 사용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다. (본 코너 224 ‘왜 '캐처(Catcher)’를 ‘포수(捕手)’라고 말할까' 참조)
홈 플레이도 모양도 사각형이었다. 투수가 던지는 모양과 평행하게 사각형으로 홈 플레이트를 설치했다. 하지만 사각형 홈 플레이트를 운영하면서 1,3루 베이스 라인 사이에 삼각형의 빈틈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삼각형을 추가하면서 오각형 홈 플레이트가 만들어졌다.
오각형 홈 플레이트는 로버트 키팅(1862-1922)이 개발했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키팅은 은퇴이후 사이클을 만드는 사업가로 활동했다. 그는 1900년 고무로 만들어진 현재의 오각형 홈 플레이트를 만들었다. 오각형 홈 플레이트를 적용하면서 심판들이 내리는 스트라이크 판정의 일관성이 많이 개선됐다. 특히 고무 재질의 홈 플레이트는 선수들의 플레이 변화에도 영향을 가져왔다. 선수들이 부상 위험을 느끼지 않고 홈 플레이트에서 슬라이딩을 하는 등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다. 타자들도 방망이를 휘두를 때 홈 플레이트와 부딪혀도 큰 문제가 없었다.
홈 플레이트 크기는 정면 17인치(43cm), 측면 8.5인치(22cm)이다. 삼각형 면은 12인치(30cm)이다. 가장자리는 측면 45도로 뒤쪽을 가리키고 있다. 흰색판인 홈 플레이트는 양 면이 일직선으로 나란히 만들어져있다. 삼각형 후면 가장자리가 오른쪽과 왼쪽 라인과 평행으로 돼 있다. 홈 플레이트에서 일어나는 각종 상황을 공정하게 판정하기 위해서이다.
야구 경기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은 투수와 타자가 경쟁하는 모습이다. 투수는 마운드에서 내려보며 완벽한 투구를 던지기 위해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타자는 투수가 던진 공을 치기 위해 방망이를 세우고 날카롭게 눈을 번뜩인다. 홈 플레이트는 투수와 타자와의 대결에서 가장 중요한 판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초창기 야구, 투수와 타자의 느슨했던 관계를 팽팽한 긴장감으로 만들어 준 것이 오각형 홈 플레이트였다.
야구 경기는 규칙 변화와 함께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진화했다. 득점이 인정되는 마지막 루를 ‘4루’라 하지 않고 ‘홈 플레이트’라고 한 것은 한 바퀴를 돌아 득점을 내는 것이 마치 집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는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홈 플레이도 모양은 경기 규칙으로 인해 사각형에서 오각형으로 바뀌었다. 마치 집들의 모양이 필요에 의해서 변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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