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7(수)

골프

PGA투어가 직접 나선 코스 세팅, 뭐가 다를까?

2017-10-17 19:33

김시우가연습라운드에서벙커샷을하고있다.사진제공=JNAGOLF
김시우가연습라운드에서벙커샷을하고있다.사진제공=JNAGOLF
[제주=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한국에서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가 막을 올린다.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시의 클럽 나인브릿지(파72, 7196야드)에서 더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25만 달러)가 치러진다.

PGA투어 정규 대회가 한국에서 치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4년 PGA투어 공인 대회인 신한코리아골프챔피언십이 한 차례 개최됐고, 2015년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잭니클러스 골프장에서 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간의 국가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이 아시아 최초로 개최된 적은 있지만 PGA투어 정규 대회는 처음이다.

PGA투어 상위 랭커들이 모인 이번 대회에서 흥미로운 볼거리는 바로 코스 세팅이다.

PGA투어는 매 대회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위해 수준 높은 코스 세팅을 추구한다. 미국이 아닌 곳에서 개최하는 대회일지라도 예외는 없다.

지난 프레지던츠컵 개최 당시에도 까다롭게 코스세팅했다. 당시 대회를 주관했던 미국 PGA투어 사무국은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연출하기 위해 코스 세팅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예고했고, 실제로 대회를 2년 정도 앞 둔 2013년 10월 해당 골프장은 코스 개조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PGA투어 코스 전문가 2명이 직접 나서 코스 세팅을 완성한 바 있다.

PGA투어 공인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던 2004년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PGA투어는 대회가 치러진 중문CC에 그린 스피드부터 페어웨이의 폭과 페어웨이 잔디의 길이, 러프의 길이 등 기본적인 것부터 벙커의 규격. 심지어는 티잉그라운드의 수평까지도 세심하게 요구했다.

더CJ컵@나인브릿지가 2017-2018 PGA투어 정규 대회로 편성된 첫 해, 이번 대회 역시 PGA투어가 직접 나섰다.

코스 개조는 나인브릿지 최초 설계 당시 수석 디자이너를 맡았던 데이비드 데일이 맡았다. 이후 PGA투어 전문가들이 합세해 PGA투어에 걸맞은 코스 세팅을 완성했다.

김민휘가연습라운드에서아이언샷을구사하고있다.사진제공=JNAGOLF
김민휘가연습라운드에서아이언샷을구사하고있다.사진제공=JNAGOLF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장이다. 날로 전장이 길어지는 PGA투어의 추세에 맞게 긴 전장을 기대했으나 이번 대회 전장은 7196야드다. 개조 전 골프장 전장인 7159보다 불과 37야드 늘었다.

종전 코스 개조 당시 골프장 측은 "7300야드로 늘어날 것"이라 밝혔지만 실제 PGA투어가 결정한 전장은 7196야드다. 이는 2016-2017 시즌 PGA투어 평균 전장인 7279야드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72를 이븐파로 정한 것은 쇼트게임 때문이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의 플레이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새로 만든 벙커다. 여러 개의 벙커를 새로 만들었는데, 대부분 그린 주변이다. 또한 이미 그린 주위에 벙커가 있다 하더라도 그린과 더 가까이, 그리고 더 깊게 벙커를 조성해 난도를 높였다.

그린에서 플레이 역시 까다롭다. PGA투어 그린 키퍼가 직접 한국에 머물며 관리한 잔디 상태는 어느 대회에 내놓아도 손색 없을 만큼 최상급이다. 관리가 잘 된 잔디는 깎인 표면이 일정해 유리알 처럼 빠르게 공이 굴러간다.

또한 그린 경사를 충분히 활용한 세팅으로 그린 공략을 한층 까다롭게 만들었다. 더욱이 대회장이 한라산 근처에 위치해 '한라산 브레이크(마운틴 브레이크)' 현상도 보인다.

홀 위치에 따라 한라산 브레이크의 영향이 다른데, 한라산이 가까운 홀의 경우 내리막 경사가 오르막 경사로, 오르막 경사가 내리막 경사로 보이는 등 선수들에게 착시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린 주변 만큼은 아니지만 세컨드 샷 역시 까다로울 전망이다. 소프트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페어웨이 세팅과 다르게, 이번 대회 코스의 경우 촘촘한 밀도의 페어웨이 잔디로 다소 단단한 느낌을 준다.

더욱이 페어웨이를 놓칠 경우 만나게 되는 러프의 길이는 9cm에 육박하며 대회 이전 비가 내려 러프의 상태가 다소 질겨 페어웨이를 놓칠 경우 쉽게 그린을 공략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 PGA투어는 전장이 짧고, 언듈레이션이 심한 한국 코스의 특성을 활용해 코스 세팅을 완성했다.

17일 연습라운드를 마친 선수들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PGA투어 대회인데, 코스 상태가 정말 좋다. 난이도 역시 중상이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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