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모버전 리뷰에서도 한번 언급했지만, 본 기자는 액션 게임에 소질이 없고, 소울 라이크'라고 불리는 종류의 게임은 패링(본 게임에서는 '직전가드')를 잘 못해 조이패드를 집어 던지는 것이 일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뷰를 하는 이유는 본인과 같은 입장에서 구매를 망설이는 유저들에게 가능한 솔직한 리뷰를 하고자 함이다. 그래서 결론을 미리 이야기 하자면, 액션을 잘 하지 못해도 게임을 붙잡고 연구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살만 하다는 것이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 게임은 일반적인 소울 라이크 게임와 달리 신중하게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강렬한 액션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러 번의 도전을 하게 될 때 마다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서다. 단, 이 같은 느낌은 어디까지나 한 번의 난이도 조정을 거친 상태에서 쉬움 모드로 진행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


이전에 데모 버전을 깔고, 예투가 빛 블레이드 팬텀까지 클리어 한 상태가 유지된 상태에서 정식 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기자는 곧 소위 '초보 절단기'로 불리는 보스 바이퍼와 만나고 삭제를 고민하게 됐다.
바이퍼가 초보 절단기, 즉 초보 게이머들에게 포기를 고려하게 되는 이유는 난이도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1페이스를 넘어가게 되면 바이퍼가 광룡 히스마의 비늘까지 써서 자신을 강화해서 변신하고 다시금 압박을 가해 오는데, 화면까지 어두워지면서 빠르게 가하는 공격에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초보는 이미 명계의 기운을 3개 다 사용하고, '어 어' 하는 사이에 사망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물론 보스의 앞에 세이브 포인트인 '마모된 귀검'이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보스 앞에 진입하기는 하지만 바로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난이도가 급격하게 쉬워지지는 않는다.
이 포인트에서 게이머는 다시금 스스로를 점검하게 된다. 어떤 무기를 사용해야 하는지, 스킬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레벨을 올리면서 어떤 스펙에 투자해야 할지,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다행히 생각 없이 올린 스펙, 스킬이라고 해도 이 게임은 다시 정리할 기회를 준다. RPG에서 성장을 잘못시켜 고생해 본 경험이 있는 유저라면 반가울 수 밖에 없는 기회다. 특히 스킬의 경우 투자한 것을 아무런 부담 없이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스킬이 본인에게 적절한지 하나하나씩 시험해 보며 연구해 볼 수 있는 뜻밖의 재미가 있다.
많은 유저들이 도부와 대검, 창을 비교해 보고, 주무기를 선택하게 되는 시기도 이쯤일 것이다. 데모버전의 경우 빠른 공격이 가능한 도부가 인기를 끌었지만, 정식 출시 후 창이 인기를 끌게 된 것도 연구가 이어진 뒤 나온 결과다. 특히 '달빛태세'는 어느 정도 투자만 하면 연속 공격시 많은 이점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보스의 벽은 결코 낮지 않다. 다행히 기자의 경우 이 같은 고민을 할 시점에서 넥슨, 정확히 개발사인 네오플은 난이도 하향 패치를 했다. 주인공 카잔이 받는 체력 피해와 기력 피해가 감소했으며, 적에게 주는 피해량은 늘렸다.
이 패치 이후 첫 보스인 예트가의 경우 직전 가드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가드만 했는데도 클리어할 정도가 됐다. 그리고 바이퍼의 경우 말루카와 함께 '핀셋 하향'이 이뤄졌다. 그리고 다시 재도전한 기자는 결국 바이퍼를 때려눕힐 수 있었다.
여기까지 경험하게 되면 어느 정도 게임에 대한 감이 잡힌다. 어떻게 공략을 해 나갈 것인지 방향이 잡히게된다. 그리고, 실력이 다소 부족한 유저라면 특정 지역을 찾아 캐릭터 성장을 도모하는 소위 '노가다'를 하기도 한다.
보스를 잡을 때 도움을 주는 조력자도 성장시키는 것을 도모할 수도 있다. 보스전에서만 등장하는 조력자는 공격력을 기대하기 보다는 보스의 공격을 받아내며 주의를 끌어줘 오래 버텨주기만 한다면 최소한 전반 페이스에서는 후방 공격을 할 수 있는 틈을 얻어낼 수 있다.
조력자 성장의 경우 카잔의 레벨업보다는 부담이 적은데, 강력한 적을 잡아야 많은 경험치(라크리마)를 얻는 것과 달리, 어떤 지역에서 잡아도 1~2개의 성장 재료를 얻을 수 있어서다.


노가다 구간에 진입하면 카잔의 장점이 확연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타 소울 라이크 게임의 경우 실력이 부족하면 자신의 수련을 통해 부스의 패턴을 익히는 과정을 겪게 된다. 바로 이 시점이 소울 류 게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느냐, 느끼지 못하는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카잔의 경우 노가다가 그렇게 지겹지 않다. 첫째, 캐릭터를 성장하는 재미가 있다. 비교적 성장 요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진행 과정에서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고, 스킬이 늘어나면서 예전에는 대응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대비책도 생긴다.

두 번째, 액션 자체가 화려하기 때문에 지루함을 확실하게 덜어준다. 화려한 액션과 빠른 템포, 이펙트들 덕분이다. 묵직하고 수수한 소울류 게임들과는 반대되는 특성이다. 일정 구간에서 수련을 하게 되면 느끼게 되는데, 맘 먹고 반복 사냥을 반복하다보면 1~2시간은 금방 지난다.
세 번째는 최적화다. 카잔은 동시기 출시한 게임 들 중 최상위권의 최적화를 보여준다. 사실 최근 등장한 AAA급 게임들이 소위 '발적화' 평가를 받으며 평가를 깎아 먹는 것과 달리 GTX 1060 그래픽 카드에서도 FHD 해상도라면 60프레임을 무난하게 뽑아주고, 스팀덱에서도 무난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이는 언리얼 엔진 4를 선택함으로서 얻은 이득으로도 보인다. 최근 게임들이 언리얼 엔진 5를 선택한 뒤 최상위급 그래픽 카드와 CPU를 사용해도 제대로 된 프레임을 뽑아내지 못하고, 중간에 다운되거나 꺼지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과는 확실한 차별점이 된다. 즉, 카잔을 구입하기 전 저사양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한 게이머는 스팀 평가에서 '발적화를 디폴트로 내는 시대에 빛과 소금 그 자체'라고 적었는데, 실제로 경험하면 대부분이 공감할 부분이다.
이같은 노가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어느새 적어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게임의 몰입도에 진심이게 된다. 게다가 이 게임은 싱글 게임이기 때문에 남과 경쟁할 필요도 없어, 선행 플레이로 나온 공략도 뒤져보게 되고, 본 기자처럼 액션에 약한 게이머도 조금씩 강해진다는 체감을 하게 된다.
어디까지나 액션에 취약한 게이머 입장에서 본다면 그래도 쉽지는 않다. 권장 레벨로 게임을 클리어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예트가, 바이퍼 등 보스는 여전히 어렵다. 만일 게임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을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결코 권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사실 본인도 유료 DLC(다운로드 콘텐츠)로 무한 명계의 기운 등 난이도 하향성 콘텐츠가 나온다면 고민 없이 구매를 선택할 것이다.

이렇게 찬양성 글을 늘어 놓았지만, 사실 단점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우선 스토리가 아쉽다. 이 부분은 데모버전 부터 지적된 문제인데, 게임을 하면서 보스 공략 뒤 짜릿함은 느낄 수 있을지언정 스토리에서 오는 전율을 느끼기는 조금 아쉽다.
국내 게이머들이 스토리에 대한 니즈(요구)가 적고, 기껏 진중한 스토리를 서 놓았더니 모두 스킵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임사 측의 이야기도 있어 모두에게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녹아들어 갈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겠다.
다음으로 보스전이 워낙 잘 만들어 졌기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중간 과정은 조금 지루하다. 머리를 써서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 아니라 단순히 헤매게 되는 부분도 많고, 다수의 적을 공격하는 쾌감도 조금은 아쉽다. 화톳불 이동 아이템이 없는 점도 아쉽다.
퍼즐이라고 등장하는 것이 흔한 석상 돌리기 정도인 것은 난이도 문제가 아니라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 물론 액션성이 주가 되는 게임이지만, 이럴 거면 그냥 일직선 길을 만들어 놓고 도전자를 하나하나 깨 나가는 방식이 나았을 것이다.
이밖에 아이템 정리도 조금은 어렵다. 그냥 '최적화 아이템 선택' 같은 것이 있어서 별 고민 없이 사냥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 같은 단점은 사실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보스 공략시 말도 안되는 구간, 소위 '억까' 스러운 부분이 적고, 두 번, 세 번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최적화는 이 게임에 대한 높은 평가를 이해하게한다.
특히 보스전은 한 번씩 턴을 넘겨가며 공략하는 소울 류 게임과 달리 달려들어 보스를 쓰러뜨리는 액션 쾌감이 있다. 거기에 정해진 공략법이 있다기 보다는 스킬 구성을 통해 자신만의 공략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도 확실한 장점이다.
현재 이 게임의 메타스토어는 79점, 유저 평점은 8.2점(4월 3일 기준)으로 매우 높다. 메타스코어보다 유저 평점이 높다는 것은 확실히 이 게임이 유저 친화적이자, '재미'를 보장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스팀 평가도 매우 긍정적(91%)이다.
여담이지만, 'P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에 이어 이 같은 싱글 액션 게임이 연이어, 그것도 훌륭한 퀄리티로 나와준다는 것에 한명의 게이머로서는 무척이나 고맙다. 오래간만에 경쟁이 아닌 게임 자체에 몰두해서 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경험할 수 있었다.
결론은, 모든 유저들, 특히 누워서 편하게 버튼을 누르는 것 만으로 진행되는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들, 아니면 진짜 액션 게임에는 소질이 한줌도 되지 않는 게이머에게는 구매를 권하기는 어렵더라도, 쾌적한 게임성,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나만의 공략법을 만들어 나가는 재미를 아는 게이머라면 구입 후 적어도 후회는 안할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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