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요르단은 한국과 1-1로 비기며 어려운 원정경기에서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경기 초반은 한국이 주도했다. 시작 5분 만에 손흥민의 정확한 코너킥을 이재성(마인츠)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연이은 공세에도 추가골을 얻지 못한 사이, 전반 30분 요르단이 날카로운 역습으로 마흐무드 알마르디의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4위 요르단이 23위 한국을 상대로 적지에서 승점을 따낸 배경에는 서울의 '철기둥' 야잔의 맹활약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K리그1 서울에서 활약 중인 그의 이날 임무는 '손흥민 마크'였다.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내내 야잔과 직접 맞붙었다. 손흥민이 코너킥으로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필드 플레이에서는 야잔의 철벽수비에 막혀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축구 기록 전문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야잔에게 묶여 단 한 번의 슈팅만 시도했다. 후반 45분 페널티 지역으로 침투패스가 들어왔을 때도, 야잔이 즉각 따라붙어 슈팅을 차단했다. 이 장면 후 손흥민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유니폼을 세게 잡아당기기도 했다.
188cm의 큰 신장에도 불구하고 민첩하고 빠른 주력을 겸비했으며, 적극적인 압박 수비 스타일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유사해 '요르단 김민재'라는 별명을 얻은 야잔은 요르단의 자랑스러운 자산이다.
요르단 대표팀 자말 셀라미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월드클래스, 톱 클래스 선수들이 많고 특히 공격수가 뛰어나다"면서도 "요르단의 수비진에는 '톱 퀄리티'의 우수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러한 셀라미 감독의 전략이 야잔을 중심으로 한 견고한 수비로 실현된 셈이다.
다만,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선보인 야잔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경기 후반부 공중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이 그의 팔에 맞아 페널티킥을 내줄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VAR) 끝에 핸드볼 반칙이 아니라고 판정하면서 야잔과 요르단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전반 5분 이후 손흥민, 이재성,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유럽파 공격수들을 상대로 무실점 방어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야잔은 이날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공식 인정받았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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