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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65] 레슬링에서 왜 ‘폴(Fall)’이라고 말할까

2024-11-15 05:56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국가대표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최종선발전에서 삼성생명의 류한수(청색)가 칠곡군청 노영훈에게 공격을 성공시키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국가대표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최종선발전에서 삼성생명의 류한수(청색)가 칠곡군청 노영훈에게 공격을 성공시키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레슬링에서 ‘폴’이 선언되면 폴을 따낸 선수의 승리로 경기가 즉시 끝난다. 폴은 복싱 ‘KO’, 유도 ‘한판’과 같이 의미를 갖는다. (본 코너 1240회 ‘유도에서 왜 ‘한판’이라 말할까‘ 참조) 폴은 외래어로 국어사전에도 오른 단어이다. 상대편의 양 어깨를 매트에 1초 동안 닿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레슬링에서 폴승은 공식적인 영어 용어로 'Victory by a fall'이라고 말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Fall’은 ‘넘어진다’는 동사와 연관성을 갖는다. 이 말은 인도유럽조어로 ‘떨어진다’는 의미인 ‘Pol’에 뿌리를 두고 있다. 게르만어 ‘Fallen’, 네덜란드어 ‘Vallen’, 고대 영어 ‘Fallan’를 나온 말이다. 레슬링 용어로 쓰이게 된 것은 1550년대부터라고 한다. ‘Fall’은 가을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되는데 떨어진다는 단어의 어근에서 비롯됐다. 한 해가 흘러간다는 의미로 높은데서 떨어진다는 의미인 ‘Fall’을 영어에서 ‘Autumn’과 함께 가을이라는 단어로 사용한 것은 1660년부터라고 한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시즌 최종 챔피언을 가리는 ‘월드시리즈(World Serie)’를 가을에 열린다고 해 ‘Fall Classic’라고 부른다. ‘Fall은 일반적인 의미로 폭포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레슬링에서 폴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36년 8월4일자 ‘伯林(백림)올림픽 第二日(제이일) 暗夜(암야)의超特急(초특급)오엔스期待(기대)되는百米記錄(백미기록) 大會(대회)의第三日種目(제삼일종목)’기사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각종 경기 내용을 보도하면서 레슬링에서 일본 선수가 폴승을 거두었다고 전했다.

레슬링에서 폴승은 양쪽 어깨가 매트에 1초간 닿았을 때, 심판에 의해 선언된다. 만약 폴이 선언되지 않을 경우 심판이 부여한 점수에 의해 승패가 가려진다. 두 선수간 점수가 그레코로만에서는 8점 차이, 자유형에서는 10점 차이가 나는 경우에도 '테크니컬 폴'로 인한 우세승으로 경기가 끝난다. 또한 네 번의 경고를 받는 경우에도 반칙패로 상대 선수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다. 두 세트가 끝나도 폴이 나오지 않는다면 더 많은 점수를 얻은 선수가 승리한다. (본 코너 1263회 ‘레슬링에서 왜 ‘그레코로만형’이라 말할까‘ 1264회 ’레슬링에서 왜 ‘자유형’이라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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