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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61] 왜 ‘레슬링’이라 말할까

2024-11-11 09:20

 파리 올림픽 여자 레슬링에서 경기를 펼치는 이한빛(오른쪽).[AFP=연합뉴스]
파리 올림픽 여자 레슬링에서 경기를 펼치는 이한빛(오른쪽).[AFP=연합뉴스]
레슬링(Wrestling)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스포츠의 하나이다. 레슬링 기원은 약 1만5천년~1만7천년전 프랑스의 동굴 벽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 문학가 호메로스는 기원전 13세기와 12세기 트로이 전쟁을 이야기하는 대표작 ‘일리아스’에서 레슬링을 신을 위한 제례행위로 했다고 언급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 이름은 ‘가슴이 넓다’는 뜻으로 그가 레슬링 선수를 했다는 증거로도 많이 활용된다. 실제로 플라톤의 대화 중 많은 부분이 레슬링 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레슬링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싸움 방식인 몸싸움에서 비롯돼 고대 시대부터 중요시 됐던 것이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Wrestling’이라는 단어는 ‘비틀다’라는 뜻을 가진 고대 영어 ‘Wrestlian’에서 유래했다. 넓은 의미로는 ‘붙잡고 넘어뜨리는 경기’라는 의미이다. 그리스어로 레슬링을 ‘πάλη’라고 표기한다. 고대는 ‘팔레’, 현대는 ‘팔리’라고 부르는데, 이는 '싸움'이라는 의미를 가진 다의어이다. 레슬링은 기원전 776년 첫 고대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었다. 근대에 들어와 프랑스의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근대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해 1894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대한레슬링협회 홈페이지에 의하면 한국 레슬링은 1935년 일본 유학생들로부터 소개됐다고 설명돼 있다. 일본을 통해 대부분의 서양 스포츠를 도입한 한국은 경기 명칭도 일본의 번역을 대부분 그대로 따랐다. 일본은 서양 스포츠 명칭을 대부분 한자로 번역했다. 육상, 수영, 축구, 농구, 야구 등으로 번역해 현재까지 사용한다. 하지만 레슬링은 영어 명칭 그대로 써서 가타가나로 ‘レスリング(레슬링그)’라고 쓴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레슬링’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일제강점기 시절때부터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레슬링 기사가 나온다. 조선일보 1931년 1월6일자 ‘스포스戰線(전선)에 全世界總動員(전세게 총동원)’ 기사에 각국이 1932년 LA 올림픽에 대비해 레슬링 등 여러 올림픽 종목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레슬링에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와 첫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냈다. 양정모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창선은 1966년 미국 세계선수권대회 플라이급 자유형에서 우승, 첫 세계 선수권자가 되었다. 장창선은 이에 앞서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레슬링 첫 올림픽 메달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리나라는 한때 올림픽과 세계선구권대회에서 레슬링 강국으로 위용을 떨쳤다. 한국 레슬링은 파리올림픽에서 모두 첫판에서 패했고 메달도 못 땄다. 2021년 도쿄대회에 이은 연속 노메달이다. 2012년 런던대회 김현우 이후 금메달은 끊겼고 2016년 리우대회에서는 동메달 1개에 그쳤다. 반면 일본은 파리올림픽에서 금 8개, 은 1개, 동 2개를 획득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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