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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59] 왜 유도에서 일본식 한자어 ‘족기(足技)’ 대신 ‘발기술’이라고 바꿔 말할까

2024-11-09 08:58

유도에서는 다양한 발기술로 상대를 제압한다. 사진은 국내서 열린 국제유도대회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도에서는 다양한 발기술로 상대를 제압한다. 사진은 국내서 열린 국제유도대회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의 전통 무예인 ‘유술(柔術)’을 기초로 만들어 세계적인 스포츠 종목으로 성장한 유도는 경기와 기술 단어들이 일본어로 돼 있다. 국제적인 용어도 종주국 일본어를 따른다. (본 코너 1234회 ‘유도에서 왜 ‘일본어’를 사용할까‘ 참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도 용어를 우리말로 바꿔 쓴다. ‘발기술’이라는 말도 그렇다. 원래 일본어로는 한자로 ‘족기(足技)’라고 쓰고 ‘아시와자(Ashi-Waza)’라고 말한다. 아시는 ‘발 족(足)’, 와자는 ‘재주 기(技)’를 뜻하는 일본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읽기 어려운 일본식 한자어 대신 알기 쉽게 ‘발기술’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선 1970-80년대 태권도 등에서도 한때 ‘족기’라는 말을 쓴 시절이 있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71년 1월31일자 ‘동남아(東南亜)의「검은 띠」 (중(中)) 비(比)선 3군(軍)에권장(勧奨)키로’ 기사에서 ‘싱가포르에서는 실력넘버원을 자랑하는 한차교(韓車教)사범이 지도를 맡고있다.『이곳 신문엔 태권도가 섬(도(島))을 뒤덮었다고 보도된적이 있을 정도 입니다.』그는 5개의 도장을 순회하면서 지도를 맡고 있는데 날카로운 족기(足技)로 현지수련생들을 현혹케 하는듯 보였다. 줄잡아 태권도 인구를 2만명으로 보고있으며 일본(日本)가라데를 능가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자부했다’고 전했다. 미국인들에게 ‘태권도의 아버지’ 불린 이준구(미국명 준 리, Jhoon Rhee, 2018년 타계) 씨는 생전에 “1970년대 초 이소룡한테는 족기(발기술)를 가르치고, 나는 그에게서 수기(손기술)를 배웠다. 알리에게는 태권도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당시 ‘족기’라는 말을 태권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유도 등에선 족기라는 말 대신 발기술이라는 말을 오래전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도에서 발기술은 발을 이용한 메치기 기술을 총칭하는 말이다. 발기술 종류로는 허벅다리걸기, 모두걸기, 무릎대돌리기, 발목받치기, 발다리후리기, 안다리후리기, 발뒤축후리기, 안뒤축후리기, 나오는발차기, 발뒤축걸기, 다리대돌리기, 발목후리기, 허리대돌리기, 두밭다리걸기, 밭다리걸기, 모두걸기되치기, 밭다리되치기, 안다리되치기, 허리튀기되치기, 허리후리기되치기, 허벅다리되치기 등이 있다. 발기술 동작을 제대로 걸면 상대를 한번에 쓰러뜨려 시원한 한판 승을 올릴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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