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이라는 말은 한자어를 쓰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에서 모두 사용하는 단어이다. ‘마루 종(宗)’, ‘주인 주(主)’, ‘나라 국(國)’자가 합성된 종주국은 사전적 의미로 종속국(從屬國)에 대(對)하여 종주권(宗主權)을 갖는 국가(國家)를 뜻한다. 종속국의 반대어라고 할 수 있다.
한자어 ‘종주(宗主)’는 원래 중국에서 조령의 위패를 가리키는 말이다. 과거 왕조시대에 제사를 돌아가며 하는 대표자를 의미했다. 종족의 대표나 불교문화의 장의 의미로 사용됐다. 국가간 관계에 있어서의 지도적 입장을 나타내는 말로도 쓰였다. 종주에 나라 ‘국(國)을 붙여 쓴 종주국은 일반적으로 내정이나 외교를 관리하는 나라라는 의미가 됐다.
한때 유럽 국가가 지배하고 있던 식민지와 관련하여 사용하는 말로 쓰였다. 국가 간에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설명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종주국은 부모, 종속국은 자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국제법상으로 종주관계는 중세유럽봉건제에 있어서의 군신관계로 태어난 개념이다. 1800년에는 러시아-오스만 제국간의 협약에 처음 등장했고 19세기를 통해 개념으로 확립됐다. (본 코너 559회 ’왜 한국을 태권도에서 ‘종주국(宗主國)’이라 말할까‘ 참조)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이 일본 유도를 ‘종주국’이라고 표현한 것은 1960년대부터였다. 조선일보 1963년 12월21일자 ‘스포츠 63年度(년도)의 功過(공과) 競技団体别(경기단체별)로 본 决算(결산) ④ 柔道(유도)’ 기사에 ‘우리나라 유도계는 유도의 종주국으로 자처하는 일본 제패를 지상목표로 63년 한햇동안 온갖 노력을 쏟았으나 상당한 성과는 올렸다 해도 제패의 꿈에는 아직 도달하기에 먼 감이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종주국’이라는 말이 정조실록, 순조실록 등에서 2회 검색된다. 조선시대부터 종주국이라는 말을 써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국내에선 정작 유도에 대해 ‘종주국’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이 말이 원래 중국 한자어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된다. 국제유도연맹은 유도를 1882년 가노지고로에 의해 시작돼 무도에서 올림픽 종목으로 자리잡았다고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