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구는 군대 생활을 한 우리나라 남자라면 모두 한 번쯤 해 본 전통 구기종목이다.1966년 공군 제11 전투비행단 제101 전투비행대대 조종사들은 비상대기 업무를 수행하면서 조종복을 입은 채로 간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족구를 착안했다. 대대 배구장에서 배구네트를 땅에 닿도록 내려놓고 축구공이나 배구공으로 인원에 제한없이 축구와 같이 손만 사용하지 못하고 몸 어느 부위나 다 사용하여 배구처럼 3번에 상대편으로 차 넘기는 규칙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1968년 5월 같은 전투비행대대 소속의 정덕진 대위와 안택순 중위는 족구 경기를 규칙화해 국방부에 상신,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돼 국방부 장관표창 및 부상(당시 30만원)을 받았다. 이후 족구는 국방부 산하 각 육군, 해군부대로 전파됐다.
정덕진 대위는 1983년 다대포 무장간첩 침투사건 당시 전투기를 몰고 간첩을 섬멸해 인헌 무공훈장을 받은 국가영웅이기도 하다. 대령으로 예편한 그는 1995년 제5대 대한민국 족구협회장을 맡아 일반 국민에게 생활체육 족구를 보급하기 많은 노력을 기울이다가 1998년 작고했다.
이날 수상 현장에는 선친을 대신하여 고 정회장 아들인 정해일 국방대학교 총장(육군 소장)이 참석해 수상을 대신했다. 정 소장은 육사 46기로 임관, 아버지에 이어 군인의 길을 선택해 JSA 경기 대대장, 27보병사단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국방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체육계는 뒤늦었지만 족구 창시자인 고 정회장에 대해 대한체육회에서 공로패를 수여한 것은 죽구 발전을 위해 기념비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대한민국 전통 구기종목인 족구를 창시하여 대한민국 체육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였기에 체육인의 뜻을 모아 상패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홍기용 대한민국족구협회 회장은 “고인께 이제라도 족구종목 창안에 대한 노고와 고마움을 전하게 되어 다행이다" 며 ”올해는 족구가 전국체육대회 시범종목으로 선정되는 뜻깊은 한해로 故정덕진 회장이 하늘에서 이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식 자리에 함께 한 이대재 대한민국족구협회 수석부회장은 “늦었지만 故정덕진 회장이 꿈꾸던 족구 성장의 위대한 업적이 이제서야 빛나게 되었다”며 “모든 족구인들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체육인 모두의 뜻이 담긴 상패를 수여하게 되어 가슴이 뭉클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족구는 올 10월 울산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육대회에 시범종목으로 최종 확정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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