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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94] 배구공에 골프공처럼 딤플(Dimple)이 있는 이유

2021-09-13 07:26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김연경이 딤플이 가미된 칼라볼을 리시브로 처리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김연경이 딤플이 가미된 칼라볼을 리시브로 처리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공은 1895년 윌리엄 모건이 고안한 이후 많은 발전을 해왔다. 오늘날 기술은 볼의 성능과 품질을 비교적 균일하게 만들었다. 원래 배구공은 초창기에는 농구공을 대신해 사용했다. 당시 네트 위에서 이뤄지는 경기에 적합한 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초기 공은 농구공을 사용해 상당히 무거워 공중에서 볼을 가격하거나 띄워주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모건은 배구 발상지 매사추세츠주 치코피 근처에 있는 스팔딩 공장에 특별한 공을 제작해 줄 것을 의뢰했다. 마침내 첫 배구공이 1900년 선을 보였다. 이 공은 세 개의 층으로 된 공인데 자전거 타이어와 같은 재질로 만든 라텍스 주머니에 무명천으로 감싸고 겉은 가죽 외피로 만들었다. 이 공은 현대 배구에서 오랫동안 사용됐다.

경기 규칙이 세분화되고 장비기술이 발달하면서 배구공도 함께 진화했다. 색깔이 하얀색에서 칼라로 바뀌었으며 공 구조 자체에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2002년 배구공은 하얀색에서 칼라로 변했다. ‘백구의 향연’이라고 불렸던 배구 경기가 칼라 시대를 맞게 된 것은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경기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단색이던 배구공을 하얀, 파란, 노란, 붉은 색등이 가미된 칼라볼로 교체했다. FIVB 규정에 따르면 배구공의 둘레는 65-67cm이고 무게는 260-280g이다. 배구공의 재질과 색깔은 FIVB 규정대로 제작된 것만 국제대회에 사용토록 했다.

현대 배구공에서 주목할 것은 골프공처럼 딤플(Dimple)이 접목돼 있다는 사실이다. 딤플은 표면을 오목하게 판 수많은 구멍이 말한다. 골프공에서 처음 도입한 기술이다. 보통 골프공 하나에 300-500개 정도의 딤플이 0.25mm 정도의 깊이로 있다. 딤플을 만든 것은 공기의 저항을 줄여 비거리를 늘리고 비행궤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때문이다.

배구공에 딤플을 만든 것은 우선 미끄러움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위해서이다. 서브나 스파이크를 받아낼 때 배구공이 미끄러지지 않고 잘 받아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딤플은 배구공과 손의 밀착도를 높여줘 마찰력으로 인해 표면이 매끄러운 공보다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예전 딤플이 없는 하얀공을 오랫동안 썼을 때는 배구공에 선수들의 땀까지 묻으면 리시브를 할 때 공이 자주 미끄러지는 실수가 많이 발생했다.

딤플을 갖춘 새로운 볼이 등장한 것은 2008 베이징올림픽 때부터였다. 수십년 동안 18 패널 구조로 만들어진 배구공을 8개 패널로 겉 표면을 대체했으며 공의 변화를 주기 위해 딤플도 도입했다. 거의 100년만에 처음으로 시도된 공 변화였다.

FIVB는 일본 스포츠용품업체 미카사에서 제작한 볼을 국제 경기용으로 공인하고 있는데 딤플공도 이 회사의 시험제작을 거쳐 세계적으로 보급됐다. 국내 프로배구에서는 국산 메이커 스타사에서 만든 공을 오랜동안 사용해왔다. 남녀 대표선수들은 올림픽 등 국제경기에서 미카사 볼을 사용할 때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한 여자배구는 에이스 김연경 등이 공을 타격할 때 딤플의 구조적인 성격까지 감안해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는 역회전 볼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현대 배구공은 최첨단 스포츠 과학을 접목시켜 팬들이 좀 더 재미있고 다양한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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