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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81] 피닉스 선즈(Phoenix Suns)는 왜 ‘선즈’를 팀이름으로 갖게된 것일까

2021-05-14 07:16

피닉스 선즈는 연고지역의 뜨거운 날씨와 농구열기를 잘 나타내주는 팀이름을 갖고 있다. 사진은 피닉스 선즈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경기모습. [피닉스 선즈 인스트그램 캡처]
피닉스 선즈는 연고지역의 뜨거운 날씨와 농구열기를 잘 나타내주는 팀이름을 갖고 있다. 사진은 피닉스 선즈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경기모습. [피닉스 선즈 인스트그램 캡처]
오래 전 미국대학농구(NCAA)가 열리던 3월쯤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간 적이 있었다.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는 64강전 토너먼트가 한창 벌어졌다. 피닉스에 있는 애리조나주립대(ASU)가 마침 16강전에 진출, 캔자스대와 경기를 갖는 것을 한 식당에서 TV로 지켜봤다. 식당은 꽉 차 있었다. 지역대학팀이 ASU 농구경기를 보면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경기 내내 왁작지껄한 분위기였다. 정확한 스코어가 기억나지 않아 이 글을 쓰기 위해 위키피디아에서 당시 NCAA ASU와 캔자스대 스코어를 검색해보니 83-80으로 캔자스대가 3점차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자 ASU의 패배에 실망한 사람들은 마치 썰물 빠져 나가듯 식당에서 나가는 것을 봤다.

애리조나주 사막 한 가운데 만든 인공도시 피닉스는 뜨거운 날씨만큼 농구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한 여름이면 낮 최고기온이 섭씨 38도는 기본으로 넘는다. 피닉스를 연고지로 한 미국프로농구(NBA)팀이 피닉스 선즈((Phoenix Suns)라는 팀이름을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피닉스 농구팬들의 농구에 대한 관심 역시 팀 이름에 걸맞게 아주 뜨겁다.

피닉스 선즈는 1968년 NBA 확장팀 계획에 의해 밀워키 벅스와 함께 창단했다. 팀창단은 가수 앤디 윌리엄스 등을 포함해 피닉스 사업가 10명이 주축을 이뤄 NBA에 제안을 했다. 당시 NBA 커미셔너 월터 케네디는 피닉스가 덥고 도시 규모가 작으며 다른 NBA 연고팀들과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하지만 NBA이사회에서 피닉스 NBA팀 창단을 허가했다. 당시 지역신문인 애리조나 리퍼블릭이 후원한 팀이름 공모전에 2만8천개 후보작이 지원했다. ‘Suns(태양)’, ‘Scorpions(전갈)’, ‘Rattlers(독사뱀종류)’, ‘Thunderbirds(천둥새)’, ‘Wranglers(사냥꾼)’, ‘Mavericks(낙인 안찍힌 소)’, ‘Tumbleweeds(엉겅퀴)’, ‘Mustangs(야생마)’, ‘ Cougars(퓨마)’ 등이 포함됐다. 사업가 대표였던 28세의 제리 콜란제로는 이 가운데 피닉스의 지역적인 특색을 잘 살린 ‘선즈’를 팀이름으로 결정했다.

피닉스 선즈는 서부컨퍼런스 퍼시픽 디비전에 속해있지만 유일하게 캘리포니아주에 있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LA 레이커스, LA 클리퍼스, 새크라멘토 킹스는 모두 캘리포니아에 연고를 두고 있지만 피닉스 선즈만이 캘리포니아 남부지역과 인접한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다.

피닉스 선즈는 피닉스에 연고를 둔 프로스포츠에서도 유일하게 애리조나주 이름을 쓰지 않고 피닉스 연고도시 이름을 쓰고 있다. 프로야구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벡스, 미식축구팀 애리조나 카디널스, 아이스하키팀 애리조나 코요테 등은 모두 주 이름을 쓴다.

창단이후 현재까지 팀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피닉스 선즈는 디비전서 6번 우승을 했고, 서부컨퍼런스(1976, 1993) 2번 우승을 했지만 정작 NBA 챔피언에 오르지는 못했다. 창단 초창기 신생팀으로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1976년 파이널에 진출한 것은 NBA 역사상 이변의 하나로 꼽혔다. 대형 스타 없이 팀웍 플레이로 1975-76 정규시즌 42승 40패로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올라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꺾고 최종 챔피언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스타들이 즐비한 전통의 강호 보스턴 셀틱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5차전에서 패배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파워포워드 찰스 바클 리가 활약하던 1993년 다시 챔피언전에 올랐지만 시카고 불스에 막혀 6차전에서 패배했다.

피닉스 선즈의 역대 성적은 NBA내에서도 좋은 편이다. 비록 챔피언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29번의 플레이오프 출전을 했다. 이는 전체 NBA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 LA 레이커스, 보스턴 셀틱스에 이어 4번째이다.

NBA MVP 수상 경력을 갖고 있는 찰스 바클리와 스티브 내시 등을 포함해 선수, 감독 등 14명을 영구결번으로 기념하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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