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14] 센터백(Center Back)을 하프백(Half Back)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축구는 선수 11명이 한 팀이 이뤄 경기를 갖는 팀 스포츠이다. 1863년 영국에서 정식 경기 규칙이 만들어진 이후 선수 11명이 뛰는 기본적인 형태는 현재까지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포지션 명칭은 많이 바뀌었다. 포지션 이름이 자주 변화한 것은 포메이션이 시대적 상황에 따라 바뀌며 역할과 기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대 축구로 넘어오면서 전술이 다양하게 변화됨에 따라 선수들의 역할이 좀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됐다.

수비수에서 특히 포지션 이름이 많이 바뀌었다. 말 그대로 중앙 수비수인 센터백(Center Back)은 최소 1명의 중앙 수비수가 필요하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따라 가장 먼저 만들어진 포지션이다. 중앙 공격수인 센터포워드(Center Forward)도 같은 의미로 고안된 포지션 개념이다. 센터백은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가운데 수비를 책임진다는 의미로 하프백(Half Back)이라고 불렀다. 센터 하프(Center Half)도 같은 의미로 사용했다.

센터백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은 축구 발상지 잉글랜드에서 포메이션을 운영하면서 선수 대형의 줄을 서는 방식 때문이었다. 센터백은 중심이라는 의미인 센터와 뒤라는 의미인 백으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센터는 영어에 많은 영향을 준 고대 프랑스어 ‘Centre’와 라틴어 ‘Centrum’에서 유래한 말이다. 백은 전방이라는 의미인 포워드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후방을 의미하는 말이다. 센터백은 후방 가운데를 맡는다는 의미이다.

원래 축구의 기본적인 수비포지션 형태는 2명의 풀백(Full Back) 앞에 3명의 하프백을 세웠다. 3명의 하프백 중 한 가운데 있는 포지션을 센터 하프백이라고 불렀다. 하프백은 5명의 포워드진(센터 포워드, 인사이드 포워드, 윙어)의 공격력을 받쳐주고 2명의 풀백 앞에서 수비 영역을 거들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기본적으로 풀백은 수비를 전담하는데 반해 하프백은 공격과 수비를 두루 커버하는 이중적인 임무를 한 것이다. 1960년대 하프백 중 2명이 풀백으로 전환되면서 포지션 명칭에 변화기 있었지만 센터백이라는 이름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센터백 개념을 현대 축구에 접목시켜 가장 성공시킨 감독은 프랑스인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사령탑으로 평가받은 아르헨 벵거였다. 현역 시절 센터백 출신이었던 벵커 감독은 1996년부터 22년간 아스널 감독으로 재임하면서 'Le Boss(보스)', 'Le Professeur(교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아스널 클럽 역사상 최초이자 최고의 감독으로 화려한 명성을 날렸다. 벵거 감독은 2003-04시즌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을 이끄는 등 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7홰 등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UEFA컵(현 UEFA 유로파리그) 준우승 등을 차지한 바 있다.

벵거 감독은 5명의 수비수를 최대한 활용해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수비수들은 먼저 수비를 전담하면서 다양한 플레이를 만드는 공수 전환의 연결고리를 만들도록 했다. 특히 중앙수비수인 센터백은 가장 축구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는 포메이션 변화에 따라 센터백이 미드필드에서 수비적인 포지션으로 많이 이동을 했지만 축구 기본 전술에 익숙한 올드 축구팬들은 센터백을 동네축구는 물론 대표팀 경기서도 가장 중요한 수비수로 기억하고 있다. 전술은 다양하게 변화했지만 기본적으로 공격과 수비로 구성된 축구 기본 원칙은 변하기 않기 때문이다. 포지션의 명칭은 달라졌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쉽사리 달라지지 않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