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해외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훈련중이던 선수단들은 서둘러 귀국하고 정규리그가 한달 이상이나 늦은 5월 5일에 개막하는 어려움속에 치러진 KBO 리그에서 제9구단 NC는 신화적인 한시즌을 보냈다.
8게임째인 5월 14일부터 단독 선두에 나선 NC는 10월 30일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단 한차례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심지어 어느 팀에게도 공동선두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KBO리그 39년만의 최다인 170일동안 1위였다.
그리고 NC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4승2패를 거두면서 대망의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2018년 꼴찌에서 단 2년만에 통합우승을 하는 신기원을 이룬 것이다.
이제 2021시즌을 맞는 NC는 디펜딩 챔피언답게 강력한 우승후보다.
지난해와 견주어 전력 손실이 전혀 없다. 코치진들도 그대로고 선수들도 그대로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포스팅에 나섰던 나성범도 돌아왔다. 지난해 중심타선의 핵을 이루었던 양의지를 비롯해 박민우, 박석민, 이명기에다 애런 알테어까지 건재하다.
외국인 투수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지만 오히려 마이너스보다 플러스가 많다고 보아야 한다.
지난해 19승(5패)으로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한 드류 루친스키는 여전히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11승(9패)은 했지만 마이크 라이트가 웨스 파슨스로 교체된 것이 변화라면 변화다. 라이트는 재계약을 원했겠지만 워낙 들쑥날쑥해 믿음을 주지 못한 탓에 방출됐다. 당연히 라이트보다는 낫다는 판단에 따라 파슨스를 영입했다. 마이너스보다 플러스 요인이다.
토종 왼손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구창모는 스프링캠프에 동행하지 못했다. 특별히 아프지는 않지만 왼팔 전완부 골밀도가 부족하다는 정밀 검사 결과에 따라 몸 만들기에 더 주력하고 있다. 풀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이다.
이러한 모든 면을 감안하면 NC는 당연히 우승후보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독주는 어려워 보인다.
NC는 지난해 바닥권으로 떨어진 SK에 14승2패, 한화에 12승4패로 두 팀에 무려 26승6패를 거두었다. 승률이 무려 81%에 이른다. 여기에다 KT(10승5패1무)와 롯데(10승6패)에도 10승씩을 올렸다. 이들 4개 팀에 올린 승수가 나머지 5개 팀에 올린 37승보다 9승이나 더 많아 지난해 총 승수(83승)의 55%나 됐다.
그러나 올시즌은 지난해와 많이 달라졌다. SK는 새로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FA 최주환을 잡아 전력 보강도 이루었다. 외국인투수도 윌머 폰트와 아티 르위키로 교체했다. 여기에다 신세계로 팀도 바뀐다.
한화는 모든 게 바뀌었다. 외국인 감독에 수석, 투수, 타격 코치까지 모두 외국인이다. 베테랑선수들은 거의 방출됐다. 자주 출장을 하지 못한 새 얼굴들이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주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이 없다. 지난해처럼 9~10위가 3할대 승률에서 머문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이렇게 보면 상당한 혼전이 예상된다. 자칫 지난해의 꿈에 젖어 있다가는 언제 하위권으로 추락할 지 모른다. 바로 스포츠가 갖는 또 다른 매력이다.
이동욱 감독은 2021년은 다시 도전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코치들과)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바꿔야 할 이유가 없어 그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는 이 감독은 "2020년은 지나갔다. 2021년은 다시 도전해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지가 아닌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도전에 나서는 NC가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는 앞으로 8개월 뒤에 드러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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