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북서부 도시 맨체스터를 연고로 한 맨시티와 맨유 사이의 라이벌전은 ‘맨체스터 더비(Manchester Derby)’라는 말로 유명하다. 옥스퍼드 사전에 따르면 ‘더비’는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라이벌 경기를 뜻한다. 더비라는 말의 기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단어 유래에는 세 가지 설이 전해진다. 영국 도시 더비셔의 애쉬본에서 열리는 로열 슈로베타이드 풋볼에서 유래됐다는 설, 1780년 12대 더비 백작에 의해 설립된 영국의 경마 더비에서 유래됐다는 설, 잉글랜드 정중앙 철도 교통의 중심지인 더비라는 도시에서 유래됐다는 설 등이다. 모두 정확하지는 않다. 더비는 원래 같은 지역 연고팀들 사이 경기에서만 사용한다. ‘로컬 더비(Local Derby)’가 본래 의미였지만, '치열한 라이벌전'을 뜻하는 용어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팀 사이 경기도 더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맨체스터 더비의 역사는 100년을 훌쩍 뛰어 넘는다. 두 팀의 초기 창단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맨체스터는 산업혁명의 태동지였다. 산업의 부흥으로 도시에 부가 축적되며 시민들이 여가생활로 축구를 많이 즐겼다. 맨시티는 1880년 맨체스터 서부의 조그만 마을 웨스트 고든에서 세인트 마크스라는 교회가 선교 목적으로 창단한 팀이었다. 프로축구를 위해 만든 팀은 아니었다. 세인트 마크스 웨스트 고튼(St. Mark’s West Gorden)이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팀은 1887년 연고지를 맨체스터 중심부 남동쪽에 있는 아드윅으로 바꾸고 아드윅 어소시에시션 풋볼클럽(Ardwick Association Football Club)으로 개명했다. 두 팀의 산파역할을 맡았던 이는 개신교 목사의 딸인 아나 코넬(1855-1924)이다. 코넬은 잉글랜드에서 대표적인 축구단을 만든 첫 번째 여성으로 기록돼 있다. 아드윅 FC는 1894년 자금난을 겪으면서 오늘날 맨체스터 시티 FC로 이름을 바꿨다.
맨유는 1878년 맨체스터에서 철도회사인 랑카셔 요크셔의 뉴턴 히스 지사 노동자들이 쉬는 시간에 모여 만들었다. 1878년 뉴턴 히스 LYR 풀볼클럽이란 이름의 실업팀이었다. 철도지부에서 독립한 뉴턴 히스는 자금난을 겪다가 존 헨리 데이비스(1864-1927)의 투자로 위기를 넘겨 1902년 4월 26일부터 지금의 이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본 코너 25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는 왜 별명을 ‘붉은 악마(Red Devils)’라고 말할까‘ 참조)
양 팀의 첫 경기는 1881년 11월12일 벌어졌다. 당시 두 팀은 세인트 마크스 웨스트 고든(맨시티)와 뉴턴 히스(맨유)라는 이름으로 경기를 가져 뉴턴 히스가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당시 신문은 두 팀간의 대결을 ‘유쾌한 경기’라고 보도했다. 첫 리그 더비경기였던 1894-1895시즌에는 뉴턴 히스가 5-2로 이겼다.
맨체스터 더비는 축구 발상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인기를 등에 업고 세계적인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든든한 자본력을 발판으로 삼아 1990년대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면서 맨체스터 더비는 잉글랜드 뿐 아니라 세계 축구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특히 맨시티는 2008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가 출신의 사업가 셰이크 만수르 회장이 인수를 하면서 중동 자본이 대거 유입되며 빠르게 성장했다. 잉글랜드 축구 명장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맨시티를 “시끄러운 이웃‘이라며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1월6일 전적을 포함해 통산 양팀의 전적은 맨유가 76승55패53무로 훨씬 앞서 있다. 맨시티는 2011-2012시즌 원정경기에서 맨유에 6-1로 승리해 라이벌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꺾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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