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장성훈 특파원]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중요한 경기를 하기 전에 동료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외치곤 했다.
“한 사람이 모두를 위해, 모든 사람이 한 사람을 위해(One for all, all for one)”
자신을 위하는 것처럼 모두를 위해 하나 되자는 의미다.
그런데 알고 보니, 조던의 이 말은 모두를 위한 게 아니라 조던 자신을 위해 모두가 단합해달라는 뜻이었다.
조던은 “공화당원들도 운동화를 신잖아”라고 절친 스코티 피펜에게 말했다,
자신은 그것이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알고 보니 그것은 진담이었다.
자신은 정치인이 아니고 단지 농구 선수였기 때문에 정치적 사안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침묵했다고 말했다.
선수 때는 그렇다 해도, 지금은 선수가 아닌 구단주이자 사업가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사회적 부당성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지난 2월, 백인 부자가 조깅을 하고 있던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년을 총격 살해한 사건에 대해서도 조던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동안 유족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버지가 전직 경찰관으로서, 담당 검사와의 유착 관계로 초기 수사가 무마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말이다.
지난 26일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위조수표를 지닌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런데 경찰은 당시 비무장 상태였던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그의 목을 누르며 압박했다.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가 없다. 당신은 날 죽이고 있다”라고 호소했지만 경찰은 5분 동안 그의 목을 눌렀다.
플로이드는 코피를 흘리며 미동도 하지 않았고, 구급차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이 장면을 지나가던 행인이 영상을 찍고 SNS에 올리며 일파만파 퍼졌다.
사건 후 분개한 수천 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조던은 지금도 침묵하고 있다.
조던과는 대조적으로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곤 했던 르브론 제임스는 27일 자신의 SNS에 흑인 남성의 목을 누르고 있는 경찰의 사진을 올리면서 “이제 이해가 돼? 아니면 아직도 흐릿하게 보이는 거야?”라며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제임스는 또 “나는 숨을 쉴 수가 없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셔츠를 입은 채 농구 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제임스의 격앙된 반응에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감독과 닉 영 등 선수들도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언론들도 분노했다.
특히 테렌스 무어 프로 스포츠 기자는 사건도 사건이지만, 이런 일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조던을 강하게 비판했다.
흑인인 무어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조던은 르브론이 아니었다”며 조던을 조롱했다.
그는 “사람들은 ‘더 라스트 댄스’를 보고 난 후 조던과 제임스를 비교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농구 스타일도 다르고 서로 다른 시대에서 농구를 했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한 두 사람의 태도는 왜 그렇게 다른지 알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임스는 적극적인데 비해 조던은 아예 침묵하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털어놓은 것이다.
그는 또 조던이 아이재아 토마스의 올림픽 드림팀 제외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자신의 육성이 녹음된 테이프가 공개됐다고 말해 조던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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